[DP인터뷰] 이승규 한국바이오협회 부회장
“바이오기업, 금리인하 시기 대비 내실 다져야”
“복지부 K-바이오백신 펀드 분위기 반전 트리거 기대”
▲이승규 한국바이오협회 부회장(사진 데일리팜).
[데일리팜=황진중 기자] “글로벌 임상시험을 진행 중인 바이오기업들이 나오고 있습니다. 어렵게 쌓아온 실적인데 임상 진전을 위한 자금을 확보하지 못해 중단되는 것은 하나의 노하우가 사라지는 것과 같습니다. 바이오 생태계가 성숙해지기 위해서는 단기적으로 투자가 가장 중요합니다.”
이승규 한국바이오협회 부회장(62)은 최근 판교 코리아바이오파크 한국바이오협회 사무실에서 데일리팜과 만나 위기의 바이오산업 현황을 진단하면서 이같이 말했다.
국내 바이오산업은 자금조달과 관련한 위기를 겪고 있다. 올해 상반기 상장한 제약바이오 기업의 평균 공모금액은 149억원이다. 전년 상반기 공모규모 평균 278억원 대비 46.40% 감소했다. 2021년 상반기 공모 규모 평균 2569억원에 비해서는 94.20% 줄었다.
벤처캐피탈협회에 따르면 바이오/의료 업종에 대한 신규 투자금은 2021년 1조6770억원에서 지난해 1조1058억원으로 5000억원 이상 감소했다. 업종별 신규 투자 비중은 지난해 21.8%를 차지했지만 올해에는 16.3%로 위축됐다.
이승규 부회장은 바이오산업 현황에 대해 생태계가 성장하는 과정이라고 진단했다. 이 부회장은 “전 세계적인 금리인상 기조에 따라 투자유치에 한계가 있다는 것이 가장 큰 문제”라면서 “그동안 바이오기업에 대한 기업가치가 너무 높게 잡혀 있던 것도 아쉬운 부분”이라고 말했다.
이 부회장은 이어 “최근에는 바이오기업의 가치가 너무 낮아져 사업 전개에 필요한 만큼의 자금을 조달하는 것이 어려운 상황”이라면서 “그동안 높게 평가받은 기업가치가 적정가치를 찾기 위해 나아가고 있는 시기”라고 덧붙였다.
이 부회장은 바이오 생태계가 더 성숙하기 위해서는 기업들에 대한 투자가 가장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이 부회장은 “단계에 따라 요구되는 부분이 다르지만 단기적으로 보면 투자가 가장 급선무다”면서 “글로벌 임상을 진행하고 있는 바이오기업들 어렵게 쌓아온 실적인데 자금 조달을 못해 임상을 중단한다는 것은 바이오 생태계에 구멍이 생길 수 있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부회장은 2024년까지 바이오산업계에 위기가 지속될 것으로 봤다. 위기 시기에 바이오기업들은 내실을 다지는 것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 부회장은 “2024년까지 힘든 분위기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결국은 금리가 떨어져야 투자환경이 활성화될 것”이라면서 “파이프라인 개발 전략을 수정하거나 사업화에 더 중요한 부분을 추려내는 등 회사 내부의 역량을 강화해두는 것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미국 등 선진국에서는 바이오기업이 자체 보유하고 있는 기술 개발에 중점을 두고 사업을 이끌어가는 생태계가 구성돼 있다. 이 부회장은 “선진국의 바이오기업은 자사가 가장 잘할 수 있는 것을 갈고 닦는 데 집중을 할 수 있는 구조”라면서 “그동안 우리나라 바이오 생태계는 기업들이 체력을 쌓기 전에 기업공개(IPO)를 해야 하므로 기술 개발에만 집중하기에 어려웠다”고 설명했다.
이 부회장은 바이오산업의 위기 상황을 반전할 수 있는 기점으로 정부가 준비 중인 K-바이오백신 펀드를 꼽았다. 보건복지부는 올해 하반기에 K-바이오백신 펀드를 2500억원 규모로 조성해 운용할 예정이다. 당초 5000억원 규모에서 반으로 줄어든 액수지만 이 자금이 투자되기 시작하면 업계가 숨통을 틀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이 부회장은 “바이오기업들이 이 위기에서 연착륙할 수 있도록 정부가 투자 등 지원에 나서는 것이 중요하다”면서 “2500억원 규모의 1호 펀드가 먼저 시작되면 2호 펀드가 나올 수도 있다. 투자가 이뤄지게 되면 분위기가 바뀔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 부회장은 이어 “한 조직이 큰 그림을 그리고 각 부처에 업무를 나눠주는 방식도 필요하다”면서 “5년 내로 정부가 조율자로서 로드맵을 준비해주면 글로벌 경쟁에서 기업들이 싸울 수 있는 여건이 마련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황진중 기자([email protected])
2023-07-12 20:41:08
How can bio companies strengthen their capabilities in order to thrive in a low interest rate environment?
[DP Interview] Lee Seung-kyu, Vice Chairman of the Korea Biotechnology Association
“Bio companies need to strengthen their capabilities compared to the period of interest rate cuts.”
“Expecting a turnaround in sentiment with the Ministry of Health and Welfare’s K-Bio Vaccine Fund.”
▲Lee Seung-kyu, Vice Chairman of the Korea Biotechnology Association (photo: Daily Farm).
[Daily Farm=Reporter Hwang Jin-jung] “Bio companies that are conducting global clinical trials are emerging. It is like losing a know-how when the funding for clinical progress is not secured despite the difficult achievements that have been made. In order for the bio ecosystem to mature, short-term investment is the most important.”
Lee Seung-kyu, Vice Chairman of the Korea Biotechnology Association, emphasized this during a recent interview.